이번 글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이 아닐까 ㅎㅎ…
관리사무소 연락 및 주민동의
우리가 계획한 (비교적 큰)인테리어는 싱크교체, 도배 그리고 마루시공이었다.
싱크대 교체는 소음 날일이 많지 않지만, 마루시공은 확실하게 소음이 예상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관리사무소에 정식으로 신고하고 주민동의 절차를 진행했다.
퇴근 후 부천까지 가서 전세대 동의를 직접 받기 힘들어, 1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업체를 이용해 진행했다.

그런데, 혹시 이웃 주민과 시비가 발생할까봐 일정 상 동떨어져있던 싱크 철거 날짜까지 포함하느라 작업일수가 ‘8일’로 기재되자 관리사무소에서 엘리베이터 사용료를 과다하게 청구하는 헤프닝이 발생했다.
그래서 셀프로 진행하는 건이고 싱크대 철거와 마루 시공 날짜가 꽤 차이가 있으며, 해당 작업은 소음이 크게 발생하지 않음을 직접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싱크대 철거 및 주방 타일 교체
원래 이 집에 달려있던 싱크대와 주방타일은 아래 사진과 같았다.



처음 집 매매 당시에는 싱크대를 그대로 사용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 생각보다 싱크대가 많이 낮았고 상부장이 너무 많이 내려와 있었다. 주방에서 항상 갖는 불만 중 하나가 싱크대가 낮아 작업할 때마다 허리가 많이 아프다는 것이었는데, 이 싱크대의 하부장 높이도 많이 낮았고, 상부장은 너무 많이 내려와있어 불편했다.
- 하부장에 빌트인 식기세척기를 넣을 자리가 없었다. 리폼으로 넣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싱크볼의 위치 덕분에 하부장을 아예 싹 다 포기해야 했다.
- 생각보다 문 디자인이 너무 이상했다.
그래서 그냥 철거해버리기로 결정, 내친 김에 맘에 들지 않았던 주방타일도 같이 철거하기로 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작업 진행순서는 싱크대 철거 → 주방 타일 교체 → 마루 시공 → 도배 → 싱크대 설치가 되었다.
싱크대 철거는 어려울 것이 없었다. 싱크 업체에게 철거 요청을 하자 우리가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철거를 완료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보양을 꼭 하라는 관리사무소의 강력한 권고 때문에 15만원의 거금을 들여 보양작업을 했다.
(나중에 남들 한 거 보니 안하니만 못한 수준…)




근데, 진짜, 누가봐도 힘 빡 줘서 보양했는데… 이걸 오래 붙여놓으니(신고한 공사기간 전에 먼저 작업함) 8일 내내 인테리어 하는거냐고, 그런거면 엘베사용료를 더 내라는 이상한 소리를 해서 중간에 떼어놓았다가 나중에 직접 다시 붙였다. 한여름에 정말 더웠다 ㅜ.
(우리가 이거 땀 흘리면서 다시 붙이고 있을 때 다른 분들이 엘리베이터 타면서 왜 다시 붙이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관리소와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다들 화내심 ㅠ)
이후, 타일 견적을 받기 위해 필요한 면적을 아래처럼 직접 실측했다.

이후엔, 주방타일을 골라야 했다. 원하는 디자인의 타일을 고르기 위해 방문한 곳은 여기였다.

정말 많은 타일을 한 곳에서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이제 좋긴 좋았는데 ‘이거다!’ 싶은 타일들은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나갔다. 예를 들면 아래같이 자연스러운 디자인에 맘에 드는 색을 찾을 수 있었는데…


찾았다 하면 어김없이 이태리제였다. 그러다보니 가격도 일반 타일의 3~4배 정도에 형성되어 있어 선뜻 고르기가 어려웠다. 딱 한 박스만 쓴다면 모를까 3~4박스만 써도 차액이 10만원은 훌쩍 넘어갔으니까.참 어려운 부분이다. 아무리 비싸고 예쁜 걸 골라도 시간 지나면 길 위의 돌멩이처럼 보게 될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은 그렇지 않았으니.
주방에만 붙이는 타일이었기 때문에, 필요한 양이 많지 않아 맘에 드는 것을 써도 지출이 아주 많이 발생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꽤 많은 시간을 고민한 결과, 지출 부담을 줄이는 것이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래는 우리가 사용할 벽지를 이용해 내가 마음에 들어했던 가격이 좀 나갔던 이태리제 타일과, 우리가 골랐던 타일(JMP60701)을 비교하면서 찍어놓았던 사진이다. 확실히 무늬의 차이가 있다(물론 이것이 타일의 ‘품질’의 차이가 난다는 것은 아니다).


타일을 선택한 후엔 숨고를 통해 견적을 받아봤다. 견적은 기존 타일을 완전히 뜯어내고 시공하는 것과 그냥 덧방을 하는 것 두 가지가 있었는데, 우리는 기존 타일을 완전히 뜯기로 결정해 시공비만 50만원이 나왔다. 타일비용은 박스당 25,000원으로 우리가 봤던 유송타일보다 박스당 3천원의 가격이 추가로 발생했으나, 유송타일은 주문 후 타일을 수령하러 다시 와야 한다고 해서 그냥 숨고 사장님에게 재료비를 주고 타일을 주문했다(일산에서 수령하고 다시 부천까지 가져다 놓기에 시일이 촉박했다).
그렇게 타일공사가 시작되었고, 타일제거 과정에서 제법 큰 소음이 발생했다. 괜히 인테리어 공사할 때 관리사무소에 신고하고 주민동의를 구하는게 아니다 싶었다.
이 날은, 찌가 연차를 쓰고 공사현장에 가 있었는데, 괜시리 누가 민원 넣을까봐 무서웠다고 한다.
다용도실과 맞닿은 벽의 타일은 철거하지 못했다. 타일 제거 시 석고가 같이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철거비용까지 지출하고도 다용도실쪽 벽은 덧방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오늘 석고가 떨어져 나가면 또 목수를 부르고 또 인건비 나가고 시공도 못하고 등등).


이후, 타일 시공 과정으로 넘어가 큰 문제 없이 잘 마무리 되었다. 맨 처음 유송타일에서는 면적계산 후 7박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었으나(담당자 부재중이라 다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견적을 내긴 함), 실제로 우리는 4박스로 끝낼 수 있었다.

다만, 여기서도 우리의 호구 포인트가 있었다. 이 분들이 타일 시공을 끝내고 메지 작업을 하면서, 오른쪽 끝의 기존 실리콘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여기에 메지를 넣으면 메지가 깨지니까 싱크대 하실 때 실리콘 쏴달라고 하세요’라고 하고 그냥 갔다는 것이다.
인테리어를 처음 해보는 우리는 그런가보다~ 하고 갔는데, 알고보니 이런 얕은 메지는 금방 마르고 금방 깨지기 때문에, 메지 슥슥 밀어넣고 바로 깨지면 그 위에 다시 덮어서 마무리하는게 정석이라고 한다. 우린 또 호구당했다 ㅎㅎㅎ.

타일 자체는 잘 시공되어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마루 시공
처음 집 매매했을 때, 그대로 사용하려고 했던 장판은… 생각보다 그냥 쓰기엔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깔끔하게 바닥도 새로 하기로 결★정!
바닥에 대해서는 정말 의견이 많이 갈렸다. 나는 상대적으로 습기에 약한 마루보다는 타일시공을 원했고 찌는 정말 문자 그대로 ‘답정너 마루‘였다. 한 달 정도의 긴 시간을 들여 설득하던 나는 결국 타일을 포기하고 차라리 장판을 깔자고 했지만… 그것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를 선언 후 방관했다.
그렇게 찌가 선택해온 마루는 ‘동화마루 나투스진 그란데’였고, 이걸 가지고 몇 군데 견적을 받아봤다.

바닥 샌딩도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정말 다각도로 견적을 검토했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결정한 업체는 러블리마루였다(이 선택은 지금도 후회하지 않음, 친절하심).
먼저, 마루 시공 전날에 철거팀이 와서 장판과 걸레받이를 모두 철거해 놓았다.

그 다음날 아침 먼저 바닥 샌딩을 시작했다. 먼지가 너무 많이 나니까 나가라고 쫓겨나서 이 때의 사진은 없다 ㅠ.
샌딩작업을 마친 후 마루를 바닥에 가조립해보며 커팅견적(?)을 내는 듯 했다. 이렇게 측정한 마루를 원형톱으로 자르면서 나는 소음이 어마무시했다.
덕분에,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도어락 모티스 홀 작업도 대충 묻힐 수 있었던 것 같다 ㅜㅜ

커팅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마루를 깔기 시작했다. 이 작업이 망치로 바닥을 정말 어마무시하게 쎄게 쾅쾅 치는 작업이었다. 시공계약을 하기 전에 사장님이 꼭 관리사무소에 신고하고 주민동의 받아놓으라고, 민원들어와서 쫓겨나면 답이 없다고 신신당부했던 이유를 좀 알 수 있을 정도?



싱크대 아래는 보통 시공하지 않는데, 싱크 뜯어낸 김에 그 아래까지 전부 깔아달라고 했다. 이 결정은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된다.
걸레받이는 기존처럼 높이지 않고 4cm로 낮게 요청드렸고, (사진으론 알기 힘들지만)마루 색과 맞게 조색실리콘으로 마무리 했다.


근데, 기존에 깔려있던 얇은 장판 대비 두께가 있다보니 각 방 문이 마루에 걸리는 대참사가 발생해서 문을 분리해 놓아야만 했다(이 문은 나중에 장인어른께서 와주셔서 전동톱으로 손수 밀어주셨다 ㅠ_ㅠ).

마루 보양
마루와 걸레받이가 잘 시공된 것을 확인했으니 마루 보호를 위해 보양작업을 할 차례였다. 도배가 들어온 후에 하는 쪽으로도 고민했는데, 도배작업자들이 사용하는 의자(?)에 마루가 찍혔다는 사례를 몇 번 봐서 먼저 하기로 했다(실제로 우리도 문틀에 찍힘 자국이 생김).
이 작업 역시 엘리베이터 보양처럼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었으나, 찌의 강력한 주장 덕에 에이스하드웨어에서 폴리베니아와 골판지롤을 구매해서 우리가 직접 하기로 했다.



폴리베니아는 싱크대 가구가 들락날락하면서 마루가 찍힐 위험이 높은 거실과 주방쪽에 깔아주고 나머지 각 방은 골판지로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이 작업은 평일 퇴근 후에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둘 다 연차가 부족한 직장인이었기 때문=ㅅ=
초여름(?)에 진입한 6월, 바람도 통하지 않는 집 안에서 한 작업이라 과정을 기록한 사진은 없고 완성사진만 남았다.





실제로는 폴리베니아가 좀 남았고, 골판지가 오히려 부족했다. 그렇지만, 20T를 한 묶음으로 파는 폴리베니아를 덜 구매할 수 없었고, 한 롤을 통으로 파는 골판지를 조금 더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남는 짜투리들을 교묘히 이어 붙여다가 테두리 부분까지 어거지로 마무리했다.
도배
는 사진이 없다! 이 날은 찌가 연차를 쓰고 보러 갔는데 집 안 전체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도저히 있을만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한다.

구축이라 모든 벽이 시멘트로 이루어져있고 여기저기 구멍이 많이 뚫려 있었기 때문에 초배지 띄움시공을 했고, 거실과 주방(공용부)은 디아망 내추럴회벽-화이트로, 각 방은 베스띠 라임플라스터-샌드아이보리로 시공했다.
이 벽지를 고르는 과정에는 웃긴 에피소드가 있었다. LX를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 디아망과 베스띠 벽지 샘플을 챙겨온 것까진 좋았는데, 찌가 샘플을 움켜쥐고 하루종일 고민(디아망을 하고 싶은데 너무 비싸고 베스띠는 안 이쁜거 같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샘플을 빼앗아 2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이게 디아망인지 베스띠인지 맞춰보라고 하니까 하나도 못 맞췄다 =ㅅ=……
결국, 조금 더 두꺼운 디아망을 공용부에 쓰고 베스띠를 각 방에 쓰는 걸로 결정했다.
도배가 다 된 후에 에이스하드웨에서 각대를 사와서 직접 모서리를 보양했다.
싱크대
위에서 진행했던 싱크 철거와 시공 일련의 과정은 아래의 ‘범씽크’에서 진행했다.
이 단락에서 얘기하겠지만, 연락 및 대응은 성실하게 해주셨지만, 진행과정의 미흡함이 상당히 많은 곳이었다.
숨고 등 프로필을 들어가보면 씽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인테리어 영역의 사업을 하시는 것 같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다른 고객들에 비해 우리의 비중이 낮아서 그런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먼저, 견적은 대충 이정도였다. 최종적으로 여기에 +10만 더 주고 커피장을 하나 더 만들었다.

몇 차례의 수정을 걸쳐서 싱크대의 최종적인 구성은 아래처럼 결정했고,

맨 처음 설치된 싱크대 사진은 대충 아래같았다.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데 문제는 많았다.
엉뚱한 스펙

우리가 맨 처음 인덕션 밑에 만들려고 한건 오븐을 넣기 위한 오픈장이었다.
그러나, 최초 도면 사진을 받았을 땐 이 부분이 서랍으로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범씽크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이 부분을 지적했고, 유선 연락을 하는 와중에도 이 부분을 계속 체크했다. 그러나 끝끝내 도면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아 서랍으로 보내진 것이다 =ㅅ=.
외장재 불량
맨 처음 견적을 볼 때, 와이프가 싱크대 외장재 색으로 선택한 건 한솔의 ‘도브 화이트’였다. 업체에서 보여준 샘플북도 한솔 것이었고.
그런데, 막상 시공날에 외장재에 붙은 필름은 LX하우시스의 것이었다.

우리가 특히 한솔을 선호하거나, LX하우시스를 싫어하는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원래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대면장의 외장재 색이 혼자 남다른 것이 보이는가? 우린 이런 투톤을 주문한 적이 없었다. 누가봐도 뭔가 잘못된 상황. 그런데 더 심각한건 위에 있었다.


상부장은 모서리를 기준으로 3면의 색이 모두 달랐고, 추가금을 주고 따로 주문한 커피장도 윗판과 옆면의 색이 완전히 달랐다.
나도 바보는 아니라서 이렇게 조립하기 전, 애초에 가구를 가배치할 때 이걸 발견했고, 그 즉시 작업자에게 이를 물었으나 ‘LOT가 다르면 이럴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물론, 이 정도의 색 차이는 LOT의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나도 길진 않지만 비데공장에서 QC일을 하던 사람이다. 협력업체에서 이 정도의 색 차이가 나는 외장재를 들고 와서 납품하려고 하면 그 자리에서 수입검사 하기도 전에 되돌려보낼 정도의 문제다.
당연히 업체를 호출했고, 사장님은 들어오자마자 알록달록한 씽크대를 보고서는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그리고 즉시 모든 외장재를 새로 발주를 넣어 전량 교체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렇지만 끝까지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바로 LX하우시스의 주방 외장재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색상에 ‘도브 화이트’는 없다는 점이다.
알록달록 dog판이 난 주방에 너무 화가 난 찌가 LX하우시스 홈페이지도 뒤져보고, 인테리어 관련 카페도 샅샅이 뒤지다 못해 샘플을 직접 확인하러 쇼룸까지 가봤지만, ‘도브 화이트’라는 색상은 LX하우시스엔 없었다.
이 상황이 너무 이상한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한솔 샘플북을 보고 주문한 ‘도브 화이트’가 LX하우시스 제품이 되어 들어왔는지에 대해 추궁했지만,
‘한솔 샘플북은 색상이 많아서 보여주기 좋아서 들고 다니는 것이고, 한솔이든 LX하우시스든 다 같은 공장에서 같은 자재를 취급하기 때문에 그 색이 다 그 색이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심지어 자신은 한솔을 취급 안한다고 함 -_
결국 외장재는 한솔의 도브 화이트로 재시공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이 부분은 정말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분이었다.

스펙미달 인조 대리석
우리는 주방을 ㄷ자로 설계하면서 아일랜드 부분을 늘릴 수 있는만큼 최대한 늘리려고 했다. 식탁을 따로 놓을 수 있을만한 주방크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를 식탁으로 사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일벽의 가로너비만큼 꽉꽉 우겨넣어서 싱크대 너비를 2,920mm로 주문했다.
그렇지만, 내가 엉망이 된 외장재를 확인한 뒤 점심을 먹고 온 사이에 대리석 사장이 와서 멋대로 작업을 시작했고, 설치한 대리석 상판은 아래와 같았다.

도면에 표기된 2,920mm를 준수했다면 빨간원 부분의 공간이 남지 않아야 했다. 가용가능한 너비를 모두 끌어맞춘 거니까 타일 끝부분과 대리석 끝부분이 맞아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결국, 외장재와 상판 전부 모두 주문한 사양과 다른 상황이 되었다.
우린 이걸 총체적 난국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무례한 대리석 사장
위 사진 속, 상판 위에 박스는 내가 설치해달라고 한 텀블러 세척기였다. 대리석을 설치할 때 하지 않으면 번거로워질 것을 우려해 범씽크 사장님에게 신신당부하고 또 당부하고 잘 보이게 주방바닥에 꺼내놓기까지 한 것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잠깐 점심 먹으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리석 사장이 대리석을 초스피드로 설치하기 위해 깔끔하게 개무시하고 지 할일만 한거다.
내가 이거 왜 설치 안했냐고 하니까 토시 하나 안틀리고 이렇게 말했다.
‘이걸 왜 나한테 하라해요? 이걸 왜 내가 해야돼요?’
진짜 겁나게 당황스러웠지만, 이걸 사용하려면 대리석을 뚫어야 되는데 노즐삽입에 필요한 홀쏘 규격이 당신이 수전을 달기 위해 사용하는 규격이다. 그리고 싱크볼에 브라켓을 달아버리기 전에 해야 수월한 작업이라고 알고 있어서 부탁한 것이었다. 고 침착하게 설명했지만… 자긴 홀쏘 없다는 당당한 거짓말구라 을 치고 현장을 떠나버렸다.
가구 조립하던 작업자가 무안해하면서 나를 보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어차피, 외장재 불량과 인덕션 밑 하부장 사양 불일치 때문에 범씽크 사장님과 그 날 저녁에 다시 만났고, 외장재 문제와 별도로 대리석에 대해서는 대리석 사장을 다시 데려와서 모자란 부분을 ‘연장’해주겠다고 했다. 돈 300을 주고 ‘연장’처리를 해주겠다는 부분이 정말 심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거 다시 자르고 떼내고 하는 것도 번거로워 보여서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대리석 사장을 다시 만난 나는, 왜 이 사람이 아무 확인절차도 없이 오자마자 대리석을 급하게 얹고 마무리치고 나가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대리석만 스펙 미달인가? 사람도 미달이었다
회사에 급하게 다시 연차(2일차)를 내고 범씽크, 대리석 사장과 3자대면을 했다.
나는 나대로, 연차 하루로 끝낼 수 있던 일에 연차를 하루 더 써야 해서 화가 난 상태였고, 알고보니 대리석을 연장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얘기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모자란 길이만큼을 연장하려면 밑에 받쳐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구조물이 없으니 연장이 불가능하단다.
이해는 된다. 그러나, 도배도, 마루도 연차 하루로 다 끝났는데 씽크대에 연차를 하루 더 써서 총 3일을 써야 한다는 사실에 나는 폭발하고 말았다.
그래서 일단 대체 왜 텀블러 세척기 설치 안하고 그냥 갔는지, 홀쏘 있는 거 뻔히 아는데 왜 그런 애도 안속을 거짓말을 치고 갔는지 추궁했지만,
들은 것이 없다내 일이 아니다내가 이걸 왜 해줘야되냐?싱크볼에 브라켓 망가질까봐 못한다(브라켓 위치는 뻔함)지금 수전쪽 상판 폭에 이걸 어떻게 설치하냐?(충분했지만 대놓고 우김)
같은 주옥같은 변명만 하기 바빴다.
아, 브라켓이 뭐냐면 아래 사진처럼 싱크볼을 잡아서 대리석에 고정해주는 걸 얘기한다.

그냥 고객을 속여서 어떻게든 넘어갈 생각만 하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었던 나는 주제를 옮겨서 하루만에 다 떨어져버린 실리콘 마감을 지적했다. 그러나 대리석 사장은 여기에도 ‘누가 건들어서 그렇다’는 얼토당토 않은 핑계로 맞섰다.
여기 빈 집이고 당신이 이딴 식으로 해놓고 간 후에 이걸 누가 건들겠냐 했더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서 시키지도 않은 실리콘 덧방을 시작했다.
사이즈 안맞는 대리석을 그냥 곧이 곧대로 써줄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사이즈 틀린 대리석에 실리콘 덧방하지말고 이거 뜯어내고 새로 갖고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대리석 사장이 자긴 도면 보고 만든것이므로 치수엔 문제가 없다고 박박 우기기 시작했다.
별 수 있나? 무대뽀엔 팩트가 약이다. 나는 ‘720’이 적힌 도면을 보여주고 설치된 상판의 폭을 줄자로 실측해서 보여준 뒤 도면대로 안되지 않았냐고 말했더니 대리석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이거 폭 2cm 더 붙이려고 다시 듣고 또 새로 가져와서 붙이면 ‘우리 모두가 손해’니까 고객님이 그냥 참고 쓰시라.
…제정신인가? 싶었다.
“내가 돈 몇 백주고 왜 당신 실수를 내가 감내하고 써야 하는지 설명해라.”
“고작해야 텀블러 세척기 하나도 왜 내가 해야되냐는 소릴 해놓고 나한텐 이걸 감내하란 말이 나오냐?”
“싹 갈아치우고 새로 설치한 씽크가 이 모양이 됐는데 눈에 얼마나 밟히겠냐?”
“참고 말고 그딴거 없으니까 다시 가져와서 제대로 설치해라.” 라고 강하게 푸시했더니, 그제서야 대리석 사장이 속내를 드러냈다.
이 대리석 원장의 폭이 700mm인데, 고작 2cm 더 붙이려고 원장 한 장을 더 써야 한다. 이거 나한테 얼마나 손해냐. 이 손해를 범씽크 사장님이 책임져줄 것도 아니지 않느냐. 그러니까 그냥 고객님이 참고 쓰시라.
…정말 미친놈이다 싶었다. 그러니까 그냥 자기가 원장 한 장을 더 써야 한다는 걸 ‘손해’로 생각하고 이걸 누군가가 보전해줘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게 아까웠기 때문에 사이즈가 부족한 상판을 가져와서 헐레벌떡 날림설치를 하고 슬쩍 넘어가려다가 손해의 폭이 커지니까 헛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걸 범씽크 사장이 왜 책임을 져줘야 하는건지? 왜 내가 감내를 해줘야 하는건가?? 지는 이득을 보고 나는 돈 300주고 참고 쓰는 호구인가??? 까지 생각이 도달했을 때, 범씽크 사장이 알았다며 대리석 사장을 내보낸 후 나에게 자기가 업체를 잘못 썼다고 정말 죄송하다며 다른 업체를 이용해서 제대로 설치해주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업체분이 오셔서 설치된 대리석을 잘라서 뜯고 다시 다른 상판을 써서 재시공해주셨다.

최종적으로는 아래 사진처럼 잘 설치가 되긴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식기세척기 위에 수저장 받침이 사라져있거나, 걸레받이를 늦게 끼워주거나, 인덕션 공간을 만들면서 목재마감이 터져있다던가, 후드연통을 사이즈 안맞는걸 이어 붙이는데 스카치테이프로 둘둘 말아놨다던가 하는 몇 가지 자잘한 하자가 계속해서 터졌고, 입주 후에도 1~2달동안 더 범씽크 사장님을 볼 수 있었다 =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