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발견
이사를 마치고, ‘이제 우리집이다’ 하면서 거주한지 이제 막 한달쯤 되었을 8월 29일, 연차쓰고 집에서 쉰다던 찌가 느닷없이 주방에서 영상을 하나 보내왔다.
…누수로 인해 마루가 흠뻑 젖어버린 것이다 ㅠㅠ

원인은 배수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배수구 캡을 관통해서 바닥으로 내려와있던 정수기 배수호스였다.
그러니 배수구가 아닌 집 바닥에 주기적으로 배수를 해버린 것이다.
그동안 마루가 흠뻑 젖어버렸다는 걸 몰랐던 이유는, 우리가 사용했던 정수기 제품의 특징 때문이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정수기는 삼성 비스포크 제품이였고, 이 제품은 마지막으로 물을 사용한 후 4시간이 지나면 호스에 끌어올렸던 물을 배수로 내보내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직장인 생활패턴 상 정수기를 사용하고나서 4시간동안이나 쓰지 않게 되는 경우는 출근 전과 잠들기 전 뿐이다.
그러니 회사에 출근해있을 때, 자고 있을 때 바닥에 뿌려진 물을 마루가 흡수하고 다시 정수기 앞에 서게 되기 전까지 건조되어버리고 있었으니… 발매트 아래의 마루가 서서히 들뜨고 있던 것을 알아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미 누수 진원지 근처의 마루는 곰팡이도 보이고 있었다. 도저히 인테리어 후 입주한 지 한두달 된 집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자마자 바로 오후반차를 쓰고 집으로 달렸다……..
책임소재 파악
정수기 배수호스가 빠져있었으니 먼저 정수기 설치기사분에게 연락해 정수기 누수가 발생했으니 빨리 와보셔야 할 것 같다고 연락하며 누수현장을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해 드렸다.
그런데, 기사님이 자신이 손댄 흔적이 아니라고 말하며 증거(설치 당시 사진)를 보내주셨다.
바닥에 잘려서 떨어진 투명케이블타이가 자신이 설치한 것이고, 검은색 케이블타이는 갖고 있지도 않고, 봉인띠지도 떨어져있다며 설치 당시 찍은 사진을 보내주셨다.


이 사진을 받아보고 나니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있었다.
정수기 설치 이후 배수구를 건드린 업체는 딱 하나, 음식물처리기 업체였기 때문이다.
원상복구 과정
싱크미 연락
우리가 설치한 음식물처리기는 ‘싱크미’업체의 제품이었다. 메가쇼에서 여러 음식물처리기 업체의 부스를 보면서 결정한 곳이었다.
원래는,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설치한다는 곳이었는데, 설치 당시 다른 일정이 잡혀서 웰릭스 설치기사님이 대신 방문해서 설치했었다. 이 부분이 문제였나 싶기도 하다.
여튼, 바로 사장님을 호출했고 한 시간 걸려 도착한 사장님도 현장을 보고서는 딱히 아무 말이 없었다. 책임소재가 워낙에 극명하기도 했기 때문이겠지…
새로 인테리어 한 집에서, 주방 배수구를 건드릴 업체는 매우 한정적이었던데다가, 배수구를 직접 건드린 업체는 단 두 곳 뿐이었고 시간상 선/후 관계도 워낙 극명했으니까.
그렇게 일단 호스를 정상적으로 정리한 뒤 일처리를 하기 위한 논의를 했다.
사장님은 일단 우리가 일상책임배상보험을 써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 보험은 타인에게 피해가 갔어야 했는데, 약 한 달간 누수가 발생한 정황이 있음에도 아랫집엔 피해가 가지 않았다.
우리가 싱크대 밑에까지 전체적으로 마루를 싹 깔아버리는 바람에 우리 마루가 썩었으면 썩었지, 아랫집 천장까지 누수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사장님 본인의 일배책으로 처리하기 위해 잠시 처리기를 분리해놓고 지인인 척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건 내가 거절했다 =ㅅ=.
결국, 마루 재시공비용 견적서를 받아 다시 이야기 하기로 했다.
마루 재시공
견적
원래 마루를 시공했던 러블리마루에 연락해 견적을 받아야 했다. 얼마나 일감이 많으신지 재시공 견적을 받기 위한 방문도 약 1주일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다.
와서 불어터진 마루를 본 마루사장님은 안타까워 하면서도 재시공을 하지 말 것을 넌지시 권했다. 이거하면 집이 정말 어지러워진다구..
(막 강력하게 추천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마루시공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ㅎㅎㅎ.. 가슴아파하는 것에 동감해주심)
그러나, 집 바닥 새로 해놓고 들어오자마자 이런 일이 터진 것이 굉장히 우울했던 나는 재시공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견적서를 받았다.

이번엔 마루를 걷어내고 시공을 해야 했기에, 철거팀의 일정과 시공하는 사장님의 일정이 모두 맞아야했다.
그래서 9월 말일에 철거하고 10월 1일에 시공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지옥이 시작됐다.
재시공
원래 철거와 시공일을 별도로 잡은 건, 마루를 철거 후 바닥 상태를 보고 습기가 남아있으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철거팀이 철거한 이후 바닥의 상태를 보기 위해 하루 차이를 두고 일정을 이틀에 나누어 잡은 것이었는데, 한 달 내내 보일러를 키고 살았으니 괜찮을 것 같다(늦여름에 보일러 키고 삼 ㅇ_ㅜ)고 의견을 주셔서 그냥 10월 1일에 몰아서 철거와 시공을 진행했다.
먼저, 오전에 사장님과 철거팀이 같이 와서 먼저 주변 보양을 시작했다.


그리고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도어락 작업 이후 또다른 지옥의 시작이었다.
작업 중간에 철거팀이 잠시 담배를 피우러 갔을 때 비닐 안에 들어가보니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ㅠ_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집 창문을 모두 닫고 바람이 통하지 않게 하라고 해서 바람이 통하지 않는 상태였지만, 기계에서 모터가 회전하며 발생하는 바람 때문에 비닐은 계속해서 팽창하고, 그 사이로 먼지는 꾸역꾸역 새어나오고 있었다.

즉, 보양은 의미가 없었다… 부풀어오른 비닐 옆으로 뿌연 먼지가 집 안으로 침범하는 것을 본 순간 나는 마음을 비웠다 =_=..
작업자가 왔다갔다 하며 천장에 붙인 테이프가 떨어지기도 했고… 벽에 테이프를 꼼꼼하게 붙인다고 해서 그런 부분을 막을 수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아래 사진상에 보이는 오븐은 잘 보호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구석구석 틈틈히 먼지가 켜켜히 잘 쌓여 들어가 있었다.


철거팀이 작업을 완료한 후에도 경계선쪽에 자잘한 나무결이 남아있어 시공하시는 사장님이 또 끌과 그라인더로 작업을 이어서 해주셨다.
그래서 아래처럼 테두리 경계면을 깔끔하게 다듬은 뒤 시공이 시작되었고 잘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마루가 물에 젖어 부피가 늘어나 서로 밀어냈기 때문에, 기존의 모양대로 타이트하게 시공할 순 없고 약간씩 벌어진 틈을 최대한 티 안나게 균등하게 맞춰 시공 해주셨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잘 마무리된게 다행일 뿐이었다.
청소
바닥을 단 한 번 슬쩍 걸레로 밀었을 뿐인데 아래처럼 먼지가 묻어나왔다.

빈 집을 청소하는 것과 다르게 세간살이가 다 들어와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먼지청소는 곱절로 힘들었다.
이 과정은 너무 힘들어서 사진으로 남긴 부분이 없다 ㅠ_ㅠ… 5시간 넘게 청소하고 바로 쓰러져서 잠들었다 ㅠ_ㅠ….
마루시공하신 분들 계시면 누수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거나, 누수가 되었다 해도 그냥 쓰는게 더 나을 거라고 얘기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