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늦게 쓰는 호주 시드니 신혼여행기 - 1일차

결혼식 당일 인천공항 출발부터 호주 도착 후 첫날 숙소, 교통, 맛집, 쇼핑, 도서관 방문까지 신혼여행 후기!

엄청 늦게 쓰는 호주 시드니 신혼여행기 - 1일차

결혼식 당일 인천공항에서 일요일 밤 9시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출발했다.

10시간 정도 비행하는 일정이라 당일 밤에 출발해서 자면서 가면 괜찮을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숙면은 아니어도 적당히 자면서 갈 수 있었다. 비행편은 JetStar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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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로 어디쯤 비행하는지 알 수 있었다

좌석 앞 모니터로 영화나 다른 미디어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해 놓았는데, 이코노미 석은 추가결제를 해야만 볼 수 있어서 무용지물이었다.

돌아올 때는 비즈니스석을 이용해서 내부 컨텐츠를 살펴볼 수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한국어 더빙이나 한국어 자막은 아예 없었기 때문에, 볼만한 것이 많지 않았다. 범죄도시4같은 한국영화를 보지 않는 한.

그리고 비행하는 동안 계속 자고 있었더니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선택한 내 기내식(라자냐)를 아예 주지도 않았다....... 먹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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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 픽업버스를 탑승하는 이 짧은 사이에 호주의 강력한 햇살을 처음 느낄 수 있었다. 11월 말이었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확실히 햇살이 많이 따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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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은 인천 공항에 비하면 확실히 규모가 작긴 했다. 입국중이기도 했고, 특별히 눈에 띄는 건 없어서 빠르게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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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메 + 디캎아아메 = 14달러(12,777원)

입국심사를 마친 뒤, 옷 갈아입으러 화장실도 가고, ESim도 발급받을 겸 공항 내에 보이는 카페에서 아이스 롱 블랙을 주문했다.

습관적으로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라고 하자, 'oh, you mean long black'이라는 반응이 돌아오더라.

발음에 자신이 없어 좀 뻘쭘한 상태로 예스에스 하다가 이름을 묻길래 한국이름 그대로 알려줬더니 발음이 힘든지 나를 'K'로 일축해버렸다ㅋㅋㅋㅋㅋㅋ....


우리가 현지에서 사용했던 ESim은 Optus라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7일 무료 ESim이었다.

https://www.optus.com.au/customer-extras/network-trial

앱을 다운받아 회원가입하면 발급받을 수 있고, 앱을 미리 다운받아가면 편하다.

호주에 도착한 후 공항 와이파이를 이용해 진행하면 되는데, 내 경우 이상하게 구글 메일로 가입하려고 하면 계정 소유주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빠꾸시켰다 ㅂㄷㅂㄷ..

그래서 네이버 메일을 이용해 진행하니 한 방에 성공함!

해당 요금제는 데이터 30기가, 전화 무제한, 문자 1000개를 제공하며 7일 간 이용할 수 있다. 신혼여행 기간도 딱 7일이었기 때문에 딱 알맞게 사용했다.

데이터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진 않았고, 여행 중 지하에 들어가거나 상가건물의 모퉁이쪽 구석진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하면 먹통이 되기 일쑤였는데, 아마 통신사에서 사용하는 밴드(주파수) 중 일부가 우리 폰에서 지원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예전에 특정 통신사 주파수가 미지원되는 해외직구 폰을 국내에서 사용할 때와 동일한 증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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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자랑중

ESim발급 완료 후 공항에서 숙소로 가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하철을 타러 이동했다.

이동은 했는데... 결혼 준비에 정신없어 사전조사가 부족해서 눈 뜨고 당한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공항철도역을 이용하면 20달러의 공항세(?)를 강제로 착취당한다는 점이다 =ㅅ=.

심지어 공항세를 뜯긴다는 것도 여행 중간에 지출내역을 점검하다가 20불의 NSW Transport라는 지출내역을 보고나서야 알아챘다... 그 전엔 몰랐다 =ㅅ=.

이게 싫으면 공항에서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공항을 벗어나야 한다.

처음 본 호주의 지하철은 많이 생소했다. 스크린도어 없는거야 그렇다 쳐도, 국내에선 볼 수 없는 복층 차량이 들어올 땐 순간 눈이 크게 떠졌다.

게다가 바닥에 열차 탑승구 표시가 따로 없다보니, 승객들이 질서정연하게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들 아무렇지 않게 서 있다가 열차가 멈추면 우르르 몰려가는 분위기가 강했다. 생소함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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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로 환승하기 위해 Central Station에서 내렸다. 중간에 해리포터 느낌을 주는 공간을 지나자 엄청나게 많은 플랫폼이 펼쳐졌다.

우리나라는 2호선 플랫폼이면 2호선만 오는데, 여기서는 플랫폼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현재 오고 있는 열차가 어느어느 역에 정차하는지 일일히 살펴가면서 타야 했다.

당연히 노선이 몇 개고 각각 어디서 뭘 탈 수 있는 지 하나도 몰랐기에 열심히 구글 지도를 검색해서 찾아다녔다.

(플랫폼37이 대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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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가면서 창 밖으로 도시와 강 풍경을 보는 순간 '호주 가면 거기서 살고 싶어진다'라는 말을 반쯤 이해할 수 있었다.

도심과 강가 풍경이 정말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메리튼 노스 시드니(Meriton Suites North Sydney)였다.

관광지에서 살짝 벗어난 곳이라 다른 곳보다 조금 저렴한 편이었던 것에 비해 깔끔하고 좋았다.

여러 숙소 리뷰들을 살펴보면 빈대와 조우했다는 후기들이 있는 편인데, 이 숙소는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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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톤 스위트 노스 시드니 · 80 Arthur St, North Sydney NSW 2060 오스트레일리아
★★★★★ · 호텔

원래 체크인 시간은 3시였다. 처음 여행일정을 계획할 땐, 숙소에 잠시 케리어만 맡겨놓고 다녀와서 체크인을 하려는 생각이었는데, 숙소까지 오는 동안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호주의 햇살을 맞았더니 그냥 지금 당장 체크인을 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ㅋㅋㅋ

원래 호텔 안내 사항에 얼리 체크인이 필요하면 사전에 연락을 달라고 되어 있었는데, 다행히, 사전에 연락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 없이 얼리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체크인 할 때 경치 좋은(view) 방에 묵으려면 체크인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체크인 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차피 숙소가 도심 한복판에 있는데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에 그냥 체크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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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y’s Burgers · Shop 4/100 Mount St, North Sydney NSW 2060 오스트레일리아
★★★★★ · 햄버거 전문점

숙소에 짐을 놓고 나와 조금 걸어나와 사거리 맞은편에 있는 Betty's Burgers에서 호주에서의 첫 외식을 했다.

외식물가가 비싸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듯, 일개 햄버거 값이 장난이 아니었다.

햄버거 두 개와 어니언링 하나, 그리고 사진엔 없지만 Coke no sugar(제로 아님) Large 한 잔을 포함해 총 43.3달러... 다행히 계엄 이전이었기 때문에(ㅋㅋ) 당시 환율이 지나치게 높진 않았지만(912.62) 그래도 39,516원 정도의 지출이었다.

신혼여행 가기 한 달 전에 800원대일 때 환전을 해놨어야 했다.

단, 맛은 끝내줬다. 고기의 질이 좋아서 그런 것 같은데, 호주에선 아무 햄버거 집이나 들어가도 평타 이상이란 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가게가 특별한건가 해서 검색해보니 그건 또 아니었다(그냥 평범한 프랜차이즈였음). 그런데도, 한국에선 이런 버거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어니언링은... 들고 향을 맡기만 해도 양파향이 흘러들어올 정도였다. 내가 한국에서 먹어본 어니언링은 양파맛 나는 반죽이었는데.

우린 이 가게가 너무 좋아서, 호주에 있는 동안 두어번 더 방문했다 ㅋ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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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은 후 썬크림을 사기 위해 근처 Chemist Warehouse라는 곳을 방문했다.

Chemist Warehouse North Sydney · Shops 23 & 6 Floor Level 2/68 Walker St, North Sydney NSW 2060 오스트레일리아
★★★☆☆ · 약국

썬크림이나 바디워시 같은 일반적인 세면용품은 물론, 영양제, 아기용품, 칫솔부터 향수까지 없는게 없었다.

이름답게 빽빽하게 진열해놓고 파는 창고형 매장에 가까웠고, 품목의 종류만 놓고 보면 올리브영은 상대도 안되는 수준이었다.

기타 그 외 사진엔 없지만 눈썹정리용 도구라던지, 빗, 손톱깎기 등 구경하는데만 30분 넘게 쓴 것 같았다.

그렇지만 우리는 원래 목적인 썬크림만 하나 후딱 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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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은 뒤 오팔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근처 Greenwood Plaza에 들어갔다가 카페가 보여 또 커피를 주문하는 커피 중독자...ㄷㄷ

가게 이름은 DOSE23인 것 같은데 사진은 가려졌다..

Dose 23 · Greenwood Plaza, shop 9/36 Blue St, North Sydney NSW 2060 오스트레일리아
★★★★★ · 카페

커피를 다 마신 후 진짜 오팔카드를 사기 위해 Plaza 내부의 Romeo's IGA를 방문했다. 여기를 미리 알고 간 건 아니고, 주변에 오팔 카드 어디서 사야되냐고 물어봤더니 알려준 곳이 여기였다.

Coles나 Woolworth처럼 엄청나게 많은 식료품을 파는 곳이었는데, 보기와 다르게 내부가 엄청나게 넓었다.

태국 여행 갔을 때도 그랬지만, 우리나라와는 다른 생소한 식료품들을 보면서 사진만 엄청 찍어놨다 ㅋㅋ

그치만 벌써 장 볼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목적했던 오팔카드만 두 장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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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카드는 따로 구매비용이 없고 20, 35, 50 달러의 충전비용만 있다. 사용 중 잔액이 모자란 경우에는 Top up을 통해 한도를 올리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20 → 35, 35 → 50달러로의 top up은 불가능하다. 최소충전금액이 20달러이기 때문.

이럴 때는, 최소충전금액 하한이 10달러인 Opal Travel 앱을 이용하면 가능하다.

우리는 처음에 대중교통으로 50달러를 쓰게 될 거라고 생각은 못하고 35달러로 구매했다가, 한도증액을 위해 Opal Travel앱을 이용해야 했다.


교통카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되어있는 느낌이었다. 사람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와 한산한 시간대의 요금이 달랐고, 일주일간 일정 횟수 이상 사용하면 할인이 붙거나, 50달러 이상 사용하면 동기간(1주일) 내 추가탑승은 무료라거나 하는 등 한국의 교통카드에서는 볼 수 없는 혜택이 있었다. 우리는 이번에 이용하지 못했지만 페리탑승도 할 수 있다.

오팔카드를 구매한 뒤 전철역으로 이동해서 공중화장실을 잠깐 들렀는데, Men/Women 외에도 Unisex칸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심지어 개수도 많았던 점이 인상깊었다. 전철역 화장실들은 대체로 오른쪽 그림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고, 다이슨 핸드드라이어가 모든 칸마다 달려있다 ㄷㄷ..

이후, 전철을 탄 우리는 Martin Place역에서 내려 길을 따라 도보로 조금 걸어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도서관에 방문했다.

도서관에 들어오자마자 바깥과는 확실히 다른 침묵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학생만 열심히 공부한다는 건 다 뻥이다

우리나라가 대학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열을 나누듯, 이 곳에선 고등학교가 그런 역할을 해서 좋은 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한 노력이 굉장하다고 얼핏 들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인가 싶다.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도서관 · Mitchell Library, 1 Shakespeare Pl, Sydney NSW 2000 오스트레일리아
★★★★★ · 공립 도서관

입구를 지나쳐 가장 먼저 열람실 쪽으로 올라가봤다. 벽에 빼곡히 꽃힌 수많은 장서들, 수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묵묵히 공부하면서 자아내는 한국의 독서실같은 정적이 나를 살금살금 걷게 만들었다.

천장에 뻥 뚫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자연광과 벽면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만들어내는 분위기도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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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윗 층에는 전시실이 있었다. 많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이 쪽은 아는 게 없어 둘러보면서 지나쳤다.

한쪽 구석에는 호주 만화가 협회의 창립 100주년을 맞아 '비평의 시대(?)' 기획전을 하고 있었다. 각 년도별로 신문에 실렸던 비평, 논평 만화를 쭉 전시해 놓은 것이었는데, 보는 재미가 있었다.

원래 주립 도서관은 기념품을 사러 온 곳이었다. 여행준비를 하면서 둘러봤던 블로그 중, 이 곳 기념품점에서 파는 달력을 어쩌다가 보게 되었는데, 결혼식 답례품으로 돌리기 굉장히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주립 도서관을 처음 들어왔을 때 기념품점부터 들어갔지만, 미리 눈여겨봐놨던 달력이 생각보다 크기가 컸다. 다른 기념품들을 열심히 둘러보다가 일단 도서관 구경부터 하고 내려와서 다른 걸 사기로 했었는데, 구경 다 하고 내려와보니 기념품점이 문을 닫았더라. (털썩)

퇴근이 빠르다는 호주의 문화를 그대로 직격으로 맞고 어버버하고 있으니 경비원이 와서 문 닫은거라고 친절하게 확인사살까지 해줬다.

결국 여기는 나중에 다시 와서 가족 기념품으로 하드커버노트를 하나 사 가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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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는 비싼 편이긴 한데 고급졌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저녁 장을 보기 위해 Coles를 방문했다.

콜스 노스 시드니점 · 99 Walker St, North Sydney NSW 2055 오스트레일리아
★★★★☆ · 슈퍼마켓

원래 취사를 염두에 두고 숙소를 정하긴 했지만, 첫날이라 저녁도 외식으로 해결하고 싶었는데, 대부분의 샵이 다 문을 닫아버려 마땅한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장을 보러 들어갔는데, 일단 크기가 이마트 식료품 한 층을 통째로 떼어다 놓은 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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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사무직 평균 연봉을 생각했을 때, 그리고 살벌한 외식 물가와 대비하여 생각해보면, 식료품 물가는 오히려 저렴한 편이었다.

우리나라는 방울토마토 가격이 폭등해서 500그람에 9천원을 넘어가려고 할 때, 이 곳에선 반 조금 넘기는 수준의 가격이었고, 야채류도 많이 저렴한 편이었다.

특히 육류는 소, 돼지, 닭 모두 국내 가격의 절반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이었는데, 젖소류도 포함되있는 것인지 우유나 기타 유제품류도 개별 소비자가 기준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또, 식문화의 차이인지, 평범한 매장에서 바게트 샌드위치를 훈제연어, 아보카도연어 등등 종류별로 팔거나, 훈제 치킨을 봉지째로 포장해 놓은 것을 온열대에서 팔고 있다거나, 냉동 케이크의 맛이 상당히 진하고 괜찮은 퀄리티라거나... 충격먹을 정도였다.

캔참치는 또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저거 다 못 사본게 한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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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water 2병, 제로콜라 페트 1병, 우유 1병, 과자 2봉지, 냉동 갸또 쇼콜라 케이크 1개, 냉동 레몬케이크 1개, 아스파라거스 한 묶음, 레몬캔참치, 소세지 2팩, T본 스테이브, 안심 스테이크, 립 아이 스테이크, 훈제연어 바게트 샌드위치, 치킨 베이컨 바게트 샌드위치, 트러플 스파이스(치트키), 요플레 5종

저녁으로 먹을 스테이크와 아스파라거스, 다음 날 아침에 먹을 샌드위치, 그리고 먹어보고 싶은 것들을 담아보니 호주 달러로 142.64달러가 나왔다(당시 환율로 약 130,176원) =ㅅ=.

식료품 물가가 저렴한다 한들, 마트에서 막 담다 보니 10만원 넘기는 건 국적불문 국룰인가 보다.

이거 결제하고 나오면서 '이마트에서도 장보고 나오면서 뭐 샀다고 10만원이 나와? 이랬는데 여기와서도 똑같은 소리한다'면서 웃으면서 나왔다 ㅋㅋㅋ

숙소에 돌아와 스테이크 안에 포함된 버터조각을 이용해 스테이크를 구웠다. 복귀하는 길에 Liquor Store에 들러 사온 맥주도 같이 세팅해서 먹었더니 정말 맛있었다.

내가 살면서 스테이크를 얼마나 구워봤겠는가... 그냥 눈대중으로 보면서 적당적당히 구웠는데 그냥 맛있었다. 질 좋은 소고기는 그냥 기교 없이 굽기만 해도 맛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양이 상당해서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 없이 고기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ㅅ=.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첫날엔 프라이팬을 이용해 조리했는데, 프라이팬이 작아 스테이크를 한 번에 하나만 구울 수 있었다는 점... 그래서 두 개째를 구웠을 때 처음 구운 스테이크가 조금 식었다는 것 정도..? 물론 이건 호주를 떠날 때쯤엔 오븐을 사용하면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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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고나서 가져간 태블릿으로 미드를 보며 조금 쉬다가 냉동 갸또 쇼콜라 케이크를 꺼내봤다. 원래 냉동 레몬케이크를 먼저 먹고 싶었는데, 냉장실에 오래 놔뒀더니 케이크 윗부분의 레몬이 다 녹아서 액체상태로 출렁거리더라 ㅠ_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냉동실에 넣어놓고 쇼콜라 케이크부터 꺼냈다.

케이크는 19달러(17,000원 정도)였는데, 카페에서 파는 케이크들보다 훨씬 진하고 달고 부드러웠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이 가격에 이 정도의 퀄리티를!? 싶을 정도의 맛이었다.

그렇게 배 터지게 먹고 난 뒤 다음 날 페더테일 동물원과 블루마운틴 투어를 예약하고 잠들었다.

내 기준, 호주에 있던 6박 8일동안 체중이 무려 7키로가 뿔어서 왔는데, 첫 날 글을 적어보니 왜 뿔었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ㅎ_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