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늦게 쓰는 호주 시드니 신혼여행기 - 6일차(마지막날)
콜스에서 사온 참치아보카도 롤과 바게트 샌드위치로 시작. 마지막 날 록스 마켓에서 현지 시장 분위기와 다양한 기념품, 먹거리, 음악 공연을 즐기고, 페디스 마켓과 Woolworths에서 쇼핑하며 마지막 저녁식사로 오븐 스테이크와 맥주를 맛본 생생한 여행 기록.
6일차 아침식사는 5일차 밤에 Coles에서 사온 참치아보카도 롤과 훈제연어 바게트 샌드위치였다.

나는 샌드위치나 햄버거처럼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재료가 다양한 걸 좋아하고, 샌드위치의 빵은 식빵보단 베이글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바게트 샌드위치도 이 취향과 잘 맞았다.
참치아보카도 롤도 참치와 아보카도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식감이 잘 어울리는 좋은 메뉴였다.
우리 일정은 총 6박 8일이었기 때문에 이 날이 호주에서 여행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우선은, 주말에만 여는 록스 마켓으로 출발했다. 전날 오후부터 트레인 운행이 멈춰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11월 여행을 2월에 작성하고 있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ㅅ=... 대충 아래같은 루트였기 때문에, 도보로 살짝 이동해야 했다.


더 록스에 도착하니 3일차에 봤던 강 건너 오페라하우스를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날은 비도 조금 쏟아지고 하늘도 흐린 날이라 사진이 화창하지 않았다. 배경사진들이야 그렇다 쳐도 와이프사진은 처음 왔을 때 좀 많이 찍어줄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록스마켓으로 가는 길에는 이미 노점이 많이 깔려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여기부터 록스마켓이 시작된 줄 알았는데 똑부러진 와이프 덕분에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ㅎ_ㅎ.


도중에 실내건물에도 뭐가 많아서 들어가봤더니 이런 캔디공장(?)이 있었다. 색이 강하고 종류가 많아 시선강탈 효과가 있긴 했는데 왜인지 먹어보고 싶진 않았다..
구경꾼들도 같은 생각인지 다들 서서 신기한듯 바라보긴 하면서도 누구도 선뜻 캔디를 구매하진 않더라.


나는 캔디를 썰테니 너는 돈을 내거라
건물 내 다른 점포는 여러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중에 비누처럼 보이는 상품이 있어 여기도 비누가 있네? 하면서 봤더니 샴푸 바 같은 바디 바였다.

여기선 크리스마스 장식(볼)과 함께 뭔가 거대한 나무장식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이미 판매된 나무장식품은 수령인 정보가 적힌 태그가 달려있었는데, 대부분의 상품에 태그가 달린 걸 보아 꽤 인기가 좋은 듯 했다. 근데 저걸 어디다 쓰는건진 도저히 모르겠다.
해당 점포에는 무려 '무료 국제 배송'이라고 쓰여있어 놀란 건 덤이다.


록스마켓에 들어서자 우리를 처음 반겨준 것은 장신구였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것들이라 정말 아무 관심없이 스르륵 지나쳤다.


이건 물 담아놓고 옆에 절구공이같은걸로 테두리를 따라 그리듯이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싱잉볼? 그런거였는데... 내 기준 세상 제일 쓸데없는 것들이라 구경하다가 그냥 패스했다. 명상할 때 많이 쓴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체스판과 체스말을 사용하는데, 기물을 조합해서 플레이하는 게임도 있었다.

기물을 합쳐서 강력한 기물을 만드는 방식이라 하는데 듣자마자 이게 떠올랐다 =ㅅ=.


헌터X헌터 중 '군의' 장면
구경하던 중 슬슬 목이 마르다고 느낄 때 쯤 음료 상점을 만났다.
처음 보는 신기한게 있으면 꼭 도전해보는 몹쓸 성격이라 하고 많은 것 중 Traditional Switchel이라는 음료에 도전해봤는데... 이거 호불호가 강할 음료수다. 생강과 식초를 섞어 만든 음료수라 맛이 오묘하다.


10.2달러 = 약 9,257원
꼬치를 파는 곳도 있었는데 메뉴 중 악어꼬치도 있었다.
악어꼬치는 태국 여행할 때 처음 접해봤던 메뉴다. 나에게는 질긴듯한 고기속에 소스와 육즙이 가득(?) 느껴져서 꽤 좋았던 터라, 여기서도 하나 주문했다.
그 때 악어꼬치를 먹어본 적이 없다 해도 진짜 화로 하나 가득 꼬치를 쌓아놓고 썬글라스 낀 아저씨가 하루종일 굽고 있었는데, 한 번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지 않았을까.


고기는 못 참지
원체 인기가 좋았던지, 20분은 기다려야 한대서 번호표를 받아들고 열심히 다른 곳으로 구경을 다녔다.
역시 시장이라 그런지 음식이 정말 많았다.



시장 끝쪽엔 사탕수수로 쥬스를 만들어 파는 트럭도 있었다.
와이프가 여기서 음료를 한 잔 사먹었는데 내가 사먹은 것보다 이게 훨씬, 훠~~얼씬 맛있었다.


8달러 = 약 7,261원
시간이 다 되서 받은 악어꼬치는 (가격에 비해)양이 많진 않았다. 태국에서 먹었던 것보단 덜 질겨 좋았고, 소스는 무슨 맛인지 알 수 없었다 =ㅅ=.
태국에선 기겁하고 안 먹었던 와이프도 여기서 한 입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와이프에게 이건 굉장한 극찬임)

록스마켓이 끝나는 곳(반환점)에서 저 멀리 오페라 하우스를 볼 수 있었다. 시드니에서 6박을 하면서 오페라 하우스는 멀리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 보질 않은 건 함정.



사진을 찍고 나서 오면서 봤던 화덕피자집에서 피자를 주문했다.
여긴 한 마디로 굉장한 곳이었다. 시장 한복판에 진짜 화덕을 가져와서 눈 앞에서 피자를 구워내서 주고 있었다.


이게 맛이 없을 수가 있나?
1도 식지 않은 피자는 처음 나왔을 때 치즈가 굳질 못해 빵에서 막 흘러내린다. 이걸 직접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무성의한 것처럼 대충 박스에 올려주고 대충 슥슥 그어서 자르고 바질은 꼴랑 두세 조각 올려주는 것 같지만, 이 피자는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우린 설레는 아기들처럼 피자를 받아들고 후다닥 노상 테이블에 앉아서 '앗 뜨거 앗 뜨거' 하면서 피자를 빠르게 해치웠다먹었다.

록스마켓의 구조는 길게 나 있는 길을 따라 쭉 포진한 노점상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길의 가운데에도 매대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 쪽으로 들어가 다른 한 쪽으로 나오도록 되어 있었다.
피자를 다 먹은 우리는 들어올 때와 반대길로 다시 록스마켓을 구경하면서 나갔다.
피자를 먹기 전이었다면 하나정도 사먹었을 법한 익숙한 형태의 도넛을 파는 가게도 있었는데,
무려 '누텔라'가 있었다(헐).

육포를 다양한 시즈닝 맛 별로 구분해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호주는 소고기가 유명하기니 이걸 사볼까 고민을 좀 했는데, 육포 가격은 나라를 막론하고 비싼 것 같아 포기했다 ^^;

누가상점도 있었다.
이 맛 저 맛 다 꺼내서 시식대에 올려놓고 시식을 권했는데, 시식대에 없는 맛을 먹어보고 싶은데 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바로 포장을 벗겨 시식용을 제공해줬다. 한마디로 주인이 너무 친절해 나도 모르게 홀린듯이 하나 구매해 버렸다.
구매 후 유가 사진이나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포즈를 취해주셔서 사진도 찍었다 ㅋㅋㅋㅋ
그리고선 누가는 안먹고 방치되다가 버려졌다 -ㅅ-.

여기에서 몇 칸 지나지 않은 곳에 누가를 파는 또 다른 점포가 있었다.

근데 손님을 응대하고 있는 주인이 썩 친절하지 않아 지켜보다가 그냥 자리를 떳다.
그 외에 내가 좋아하는 이쁜 쓰레기를 파는 점포들도 많았고,


이런 거 하나쯤은 집에 놔둬도 이쁘지 않을까? 싶은 아크릴 액자도 있었는데 과감히 지나쳤다.

시장을 빠져나가는 막바지에는 나무로 만든 폰 케이스와 그립톡 등의 악세서리를 전시하고 있었다. 근데 가격이 좀.. 폰 케이스 가격만 대충 40~45달러 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갬성 좋아해서 하나 살까 하고 봤는데 갤럭시는 S24용만 있다고 해서 때려쳤다 ㅎ.
(아이폰은 종류별로 다 팔고 있었으면서)
록스마켓 구경이 끝난 뒤 더 록스 초입에 있던 미술관 1층의 카페를 갔다.
원래는 다른 블로그에서 본 미술관 옥상에 있는 루프탑 카페를 가려고 했었지만, 날이 너무 흐리고 약하게 비도 오고 있었기 때문에 루프탑을 가는 의미가 없을 것 같아 1층의 카페를 갔다.
베이커리 카페인지 빵과 샌드위치도 팔고 있었지만 우린 얌전히 커피만 마셨다.



샌드위치 스케일 실환가?
그래도 나름 1층 야외 테이블 중 일부가 필로티구조마냥 가려진 곳이 있어서 비도 피하고 탁 트인 시야도 볼 수 있어서 나쁘지만은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커피 사진은 안 찍어서 패쓰.... 뭘 마셨는지도 기억이 안남 ㅠ_ㅠ
더 록스에서의 볼일이 끝난 후, 와이프 친구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추가로 구매하기 위해 다시 또 페디스 마켓으로 이동했다또디스 마켓.
대충 이틀동안 내적 고민을 많이 하고 사러 온거라 목표물만 타겟팅해 빠르게 움직여, 직접 까먹는 마카다미아와 키링, 인형 등을 추가로 구매했다.
마카다미아는 친구들과 가족들 머릿수만큼(9개)만 사려고 했지만, 직원의 영업멘트에 홀라당 넘어가버려 더 많이 사버렸다..=ㅅ=
Why don't you buy 10? I'll give you free 1.
구매하면서 이쁜 쓰레기들이 이뻐보여 사진만 또 찍었다 ㅎ_ㅎ.


이 날 기념품에 추가로 사용한 돈은 146.80달러로 약 133,240원이었다.
우리는 여행기간 동안 페디스 마켓에서만 459.74달러(약 416,764원)을 소비했다... =_=
그리고 페디스 마켓 근처에 규모가 꽤 큰 Woolworths Metro에서 와이프가 그렇게 사고 싶어했던 Byron Bay 쿠키도 성공적으로 구할 수 있었다.

매번 Coles에서만 장을 보다가 Woolworths도 둘러보니 여기서도 음식류를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아침에 먹었던 롤의 종류가 여긴 훨씬 많았다던가...


충격적이게도 딸기가 우리나라의 반값이라던가... 그런.... 부러운 과일 가격... 이라던가.... 부럽다...



바닐라맛 콜라(?)도 있었다. 이건 도전해볼 엄두가 안나서 구매해보진 않았다.

그리고 육류가 발달해서인지 향신료나 조미료를 정말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구경하던 중 코스트코 체리도둑과 비슷한 흔적도 발견했다 -_

이후 숙소에 들러 들고왔던 기념품들을 내려놓고 베티스 버거를 3트(!!!)하러 갔다.

떠나기 전날까지 햄버거를 3트째 하고 있으면서 이젠 이걸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다는 건 비밀
그러고 나서 스테이크 구울 때 유용했던 트러플 스파이스와 몇 가지 향신료를 구매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Coles에 들렀다.

이번 방문엔 음료수가 눈에 확 띄었다. 착즙 주스와 디톡스 음료같은 웰빙류 음료가 주로 진열된 곳이었다.

그 중에서 유리로 된 아래 음료병이 너무 이뻐서 이걸 하나씩 구매해서 먹어봤는데 맛은...... 외관과 완전히 반비례했다.
맛으로 먹는 음료는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페디스 마켓에서 샀던 비누 중 일부가 여기에도 있었다!!!!!!!!!

이걸 처음에 발견했었다면 조금 더 싸게, 개별포장 잘 된 비누를 살 수 있었을텐데 ㅠ_ㅠ
최종적으로 양가 부모님께 드릴 트러플 스파이스 3개와 소금&후추 그라인더, 내가 사고 싶었던 향신료들을 잔뜩 사서 나왔다.
태국에 갔을 땐 환타 딸기맛이 있더니 여긴 라임 맛 콜라가 있길래 이것도 하나 사봤다.
스포하자면, 일반 콜라랑 별 차이 없다.


혹시나 못 사고 아쉬운 게 있을까봐 시간을 오래 보내고 밖에 나왔더니 벌써 해가 떨어졌더라.

그래서 후다닥 숙소로 돌아와 얼른 호주에서의 마지막 스테이크를 준비했다.

소금과 후추, 그리고 트러플 스파이스를 스테이크에 뿌린 뒤 가니쉬와 함께 오븐에서 그대로 구워냈다.
오븐을 사용해보면서 감과 스킬이 늘어서인지 이 날의 스테이크가 정말 역대급으로 맛있었다.
이 맛은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른다 ㅜㅜ



또 먹고 싶다..!
남았던 애플맥주 두 병과 함께 기분좋게 마지막 저녁 식사를 마무리한 우리는 짐정리를 시작하기 전 마지막으로 모든 기념품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사진을 찍어봤다.

이 중에 수많은 향신료 병들이 깨질까봐 캐리어 안에 여기저기 사이사이 끼워넣어놨었는데 너무 많이 산 건지... 끼워넣은 모양새가 이상했던 건지... 출국 심사 때 잠시 붙잡히는 헤프닝이 있었다.
엑스레이로 보기엔 너무 수상했나보다 =ㅅ=.

가방 열어보고선 씩 웃으시더라 ㅋㅋ
짧은 헤프닝 이후 우리는 무탈하게 Jetstar 비즈니스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건 아니었지만, 떠날 때 계속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호주 다녀온 주변 지인들이 왜 호주병을 앓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도 갔다.
시드니에서만 6박을 보낸거라 일정이 조금 애매할 때도 있었기에, 꼭 한 번 더 와서 멜버른 관광도 해보려고 한다.
직장인이라 긴 휴가를 내기 조금 어렵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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